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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애국가 알고 부르기 국민운동을 펼치자!

- 전광진(全廣鎭) 김천중 34회, 성의고 20회,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전 문과대 학장-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5년 07월 30일
ⓒ 김천내일신문
  광복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민만큼 강한 애국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드물다고 한다.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만든 애국가, 부를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애국가 가사의 말뜻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면 국가적인 망신이 아닐까. 먼저 애국가 1절을 함께 불러 보자.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음영으로 처리한 부분은 애국가의 속뜻을 아는 데 실마리가 되는 핵심어(키-워드)다. 우리나라 학생들이라면 이 10개 단어의 뜻쯤은 다 잘 알아야 할 것이다. 혹시나 해서 초등생 고학년과 중학생 각 100명을 표본으로 주관식 평가를 해 보았다. 뜻밖의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초등생은 평균 16점, 중학생의 평균은 31점이었다. 내친 김에 서울의 한 유명 자립형 사립고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해 보았더니, 평균 48점이었다. 점수를 최대한 후하게 주었는데도 그랬다. ‘화려’, ‘보우’, ‘무궁화’, ‘만세’, ‘보전’ 같은 단어의 뜻을 어렴풋이나마 아는 학생이 30%도 못됐다. 동해를 ‘동산에 뜬 밝은 해’, 백두산을 ‘백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라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 미심쩍은 학부모는 자기 자녀를, 교사는 자기 반 학생을, 교장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직접 시험해보면 실상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한자 교육의 부재가 낳은 결과치고 너무나 참담한 현실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낮은 어휘력,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학생들을 탓할 게 못된다. 따라 부르라고만 했을 뿐 말뜻을 하나하나 가르치지 아니한 어른들의 잘못이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에 국어사전 찾는 방법을 배운 것이 고작이다. 매 과목 매 단원 마다 새로 나온 낱말들이 대단히 많음에도 대비책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교사를 탓할 것도 못된다. 교사용 지도서에 고유어와 차용어(한자어, 외래어)의 특성에 맞게 어휘를 효과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이 안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교육 과정에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강조하면서 정작 그것의 기초인 어휘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아서 학습하도록 방치하고 있다. 그래서 자꾸 읽다 보면 저절로 알겠지! 문맥을 잘 살펴보면 말뜻을 알 수 있겠지! 같은 막연한 기대와 망상(妄想)이 오늘날 이토록 저조한 어휘력의 주범이 됐다. 그 결과 앵무새로 전락한 학생들이 불쌍하기 짝이 없다.
    
  문맥에 의하여 뜻을 대충 짐작다보니, ‘만세’가 ‘이겨라’, ‘파이팅’과 같은 말이라고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의 ‘만세’에 ‘영원히 번영하라’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음은 문맥이 아니라 국어사전 활용교육을 통하여 분석적으로 해득될 수 있다. “교수님! 새해를 맞이하여 명복을 빕니다.” 같은 심각한 오용 사례도, 알고 보면 문맥에 의한 어휘 습득의 결과이다. ‘명복’이 ‘저승 명’(冥)과 ‘복 복’(福)이라는 한자를 쓰는 한자어로, ‘저승에서 누리는 복’이라는 뜻임은 문맥으로는 알 수 없다. 늦었지만, 학생들로 하여금 각종 낱말들을 속속들이 파헤쳐 속뜻을 알게 하는 ‘어휘 교육 지침’을 마련하는 교육 당국의 현명한 처사를 기대해 본다. 한자 병기가 그러한 시책의 일환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다가오는 8.15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에서도 각종 기념 활동 준비로 한창이다. 이참에 ‘애국가 알고 부르기 국민운동’도 전개하면 어떨까? 애국가 가사에 담긴 속뜻을 알고 부르는 것이, 조국 광복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친 위대한 선열에게 후손인 우리가 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가 아닐까. 태극기 바르게 그리기보다는 파급 효과가 몇 백 배 더 클 것이다. 각 가정에서, 각 학교에서 활활 타오르는 애국가 학습 열풍! 상상만 해도 가슴 뿌듯하다.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5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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