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한진희부장 |
역사전쟁의 시끄러운 소용돌이 속에서 정부가 교과서 국정화고시를 확정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는데, 시작부터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각 기관과 단체에서는 우후죽순으로 반대집회를 벌이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단 정부에서 국정화 고시를 확정한 만큼, 이제는 제대로 된 국정화 작업에 집중할 때다. 제대로 된 국정화 작업이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도 올바른 역사의식과 균형 잡힌 집필진 구성이 필요하다. 잘못된, 혹은 편향된 교과서를 문제 삼았던 정부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득하려면 그에 맞는 균형 잡인 집필진 구성이 먼저 아니겠는가! 그러나 투명성이 배제된 집필진 구성으로 또다시 시끄러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교육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는 고시 확정 하루만에 집필방향을 설명하고 나섰으며, 내년 11월까지 진행될 집필 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속전속결이다. 과연 1년 안에 공정성을 인정받은 역사교과서가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 빠른 시일안에 해결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더디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에서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교과서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국정화 확정을 끝까지 마무리 짓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많은 국민들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의견을 수렴해,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명성이 우선시 되야 한다. 정부도 이 부분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0일, 집필진 25명을 선발할 공모를 마감했다. 그러나 누가 지원을 했고, 어떤 전문가가 선정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몽룡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낙마하고 나서는 국사편찬위원회는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처음과는 달라진 입장이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세력들로 인해 집필에 참여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이 인신공격성을 띤 온갖 공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개를 막겠다는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집필진에 대한 허위사실 유표나 명예훼손, 모욕 등에 대한 사태는 법적으로 엄정대처하면 되는 일이다. 이런 일로 국정화의 투명성이 가려진다면, 지금의 부작용은 교과서가 완성 된 후에도 계속될 것이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국정화를 반대한다고 해서 무조건 앞뒤 따지지 않는 공격 또한 그 행위의 당위성을 찾을수는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판에서 보는 지긋지긋한 싸움이 교과서에까지 미쳐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지 않겠는가!
우리는 그동안 흑백논쟁에 익숙해왔다. 편가르기 좋아하고, 나와 같은 의견이 아니면 색깔론 운운하며, 짓밟기 일쑤다. 그러나 색깔을 나누고 서로를 깎아내리는 것은 발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선의의 경쟁이 아닌, 서로를 끄집어 내리는 진흙탕싸움은 이제 그만해야한다. 내편, 네편으로 편이 갈리더라도 서로 양보하면 타협접을 찾을 수 있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기 전에,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봐야한다. 이해와 중용! 충돌하는 모든 결정에 있어 중간의 도를 택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을 위한 최선을 길이다.
많은 국민들이 국정교과서를 걱정하는 이유는 틀린 것을 바로잡는 것에 대한 반박이 아니다. 틀림과 다름의 개념문제인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틀리다는 세계관은 인정받기 힘들다. 이념은 언제나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그 싸움에 정답이 있을 수도 없다.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니, 교과서에서만큼은 논쟁의 사안에 있어서 양쪽의 입장을 그대로 서술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지. 후손들이 배워나갈 우리의 역사에서만큼은 사실 그대로를 알려주고, 각자 다양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는 게 아닌지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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