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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율이 필요할 뿐, 고장이 아닙니다.

-김천경찰서 중앙파출소 순경 유진영-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1일
ⓒ 김천내일신문
여느 때와 같이 주간 상황근무를 하던 날, 교통사고 112신고 출동을 다녀오신 선배님들과 사건 관련자분이 같이 파출소로 들어오셨다. 사건 관련자분은 굉장히 흥분을 한 상태였고 우리는 그 분을 최대한 진정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쉽사리 진정이 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던 중, 가족 분들 중 한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사건 관련자분이 과거 조현병 판정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던 중 2~3달 정도 약을 안 먹었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고 가족들의 동의하에 병원으로 호송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뉴스에서만 접했던 조현병 환자를 실제로 보고 겪으면서 경찰관으로써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해 5월‘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과‘수락산 살인사건’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조현병은 100명 당 1명꼴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인데도 유독 사회적 편견이 큰 게 현실이다.

2011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를 봐도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로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범죄율(1.2%)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위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조현병 환자는‘자신의 감정과 이성을 조절할 수 없어 범죄 위험성이 크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현병의 가장 큰 특징은 오해와 의심이 누적돼 발생하는 망상과 환각이다. 망상이 공교롭게도‘누군가 나를 해치려고 한다’는 것에 빠졌을 경우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가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조현병 환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 하지만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은 조현병이 약을 안 먹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나을 수 있는‘완치’가 되는 병은 아니지만, 당뇨와 고혈압처럼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병이며 꾸준히 약을 먹으면 일상생활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불편한 시선이 두려워 움츠리게 되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에서는 의료진 5, 6명으로 이뤄진 전담팀이 환자의 성격, 증상 파악을 하는‘맞춤형 치료’가 이뤄져 15~35세 청년층 조현병 환자들을 조기, 집중 치료해 사회 복귀를 돕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5월 30일 시행되는 개정 정신건강복지법(현 정신보건법)에‘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신질환 조기 발견, 치료와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렇게 조현병에 대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조현병 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중요하다.

세상에 어떤 병도 잠재적 범죄자라고 말할 수 있는 병은 없다. 조현병도 불치병이 아니다. 조현병의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의미로 조율하면 다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현악기처럼 치료만 잘 받으면 얼마든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

조현병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꿔 관심을 갖고 도와줌으로써 조현병 환자들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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