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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김천내일신문 | ■ 실종 신고는 생명 보호를 위한 첫 번째 현장이다
국민안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위험을 조기에 인지하고, 골든타임 안에 정확한 판단과 필요한 조치를 실행하는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초기 대응이 피해 규모를 결정하듯, 실종 사건 역시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부터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이 시작된다.
안전 대응의 핵심은 사고 발생 이후의 수습이 아니라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특히 초기 판단과 조치는 이후 대응 방향과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실종 신고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가족의 절박한 기다림이 걸린 긴급한 보호 요청이다. 따라서 신고 접수 이후 이루어지는 판단과 조치는 어떤 업무보다 높은 정확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 잘못된 종결이 빼앗은 수색의 골든타
임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 사건은 국민안전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실종 신고 이후 ‘연락이 됐다’는 취지의 보고를 근거로 사건이 종결 처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과 내부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실종자의 안전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이 종결됐다면 이는 단순한 업무 착오로 볼 수 없다. 실종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수색 시간, 즉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국민안전 대응 현장에서 초기 판단은 이후 모든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위험도를 낮게 평가하거나 상황 판단이 늦어지면 필요한 인력과 장비 투입이 지연되고, 피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초기 판단의 실패가 피해 확대로 이어지는 연쇄 구조를 중요하게 본다.
따라서 대응 체계는 개인의 경험이나 판단에만 의존하기보다 오류를 줄이고 위험을 차단할 수 있는 검증 구조를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실종 대응 역시 동일하다. 신고 초기 단계에서 위험성을 정확히 판단하고, 휴대전화 위치 정보, 이동 경로, 주변 폐쇄회로(CC)TV 등 활용 가능한 정보를 신속히 확인하는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과 통제의 문제
이번 사건은 특정 담당자의 판단이나 실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업무가 개인의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였다면, 그 자체가 점검 대상이다.
실제로 장씨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경찰관은 이후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건을 허위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실종자는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반복된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판단이 별도의 확인이나 검증 절차 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구조적 허점이다.
이는 실종 대응이 개인의 책임감이나 경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조직 차원의 통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전국 실종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업무일수록 사건 처리 과정에서 관리자 확인, 위험도 재검토, 객관적 검증 절차 등 다층적인 통제 장치가 작동해야 한다.또한 아동·지적장애인·치매 환자 등 보호 대상 실종과 비교할 때 성인 실종은 상대적으로 세부적인 관리 체계와 대응 기준이 부족하고, 상당 부분 경찰 내부 지침과 현장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결국 안전관리 체계의 핵심은 실수를 하지 않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국민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걸러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국민안전 시스템은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의 구조와 대응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다.
■ 확대된 권한에는 더 촘촘한 책임과 통제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경찰의 역할과 책임 범위가 확대되는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담당하는 역할은 더욱 넓어졌다.
국민 가까이에서 신속하고 전문적인 판단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국민이 요구하는 책임의 기준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권한 확대는 반드시 책임과 통제를 전제로 해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부여받은 권한을 어떻게 행사하고, 잘못된 판단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경찰에게 필요한 것은 권한의 확대만이 아니다. 독립적인 판단을 뒷받침할 전문성, 잘못을 걸러낼 내부 검증 체계, 그리고 국민 앞에 책임지는 조직문화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해외에서도 중요한 원칙은 실종 대응을 특정 기관이나 담당자의 판단에만 맡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국과 호주 등에서는 실종자 지원과 대응 과정에서 정부, 민간 전문기관, 사법기관이 협력하는 구조를 통해 하나의 기관이나 개인 판단에 의존하지 않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민안전 대응에서 중요한 것은 권한의 집중이 아니라 정보 공유와 상호 검증이 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생명과 직결된 업무일수록 신속한 판단과 함께 그 판단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어떤 기관이든 권한이 커질수록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민의 신뢰는 권한의 크기가 아니라 그 권한을 얼마나 책임 있게 행사하는지에서 만들어진다.
■ 신뢰받는 안전 대응은 책임 있는 초기 대응에서 시작된다
실종 사건의 목표는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다.안전관리 체계는 사고 이후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위험 신호를 발견하고, 확인하고, 대응하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예방이다.실종 사건에서 사라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가능하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더 많은 권한을 가진 기관이 아니다. 국민이 맡긴 권한을 얼마나 책임 있게 행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얼마나 최우선 가치로 두는지에 대한 신뢰다.골든타임은 한 번의 판단이나 잘못된 보고로 사라져서는 안 된다. 국민안전 대응의 출발점은 사건의 종결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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