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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하우스 포도값 반토막…9월 노지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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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내일신문 기자 / che7844@daum.net입력 : 2026년 09월 04일
ⓒ 김천내일신문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인 김천의 농촌 현장이 깊은 한숨으로 가득 차 있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하우스 샤인머스캣 출하가 한창이지만, 예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뚝 떨어진 거래 가격 탓에 농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더 큰 문제는 다가오는 9월이다. 시설하우스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지 포도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가격 폭락세가 제어 불가능한 수준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9월 대참사설'이 현장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자구책을 넘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긴급 유통 조율 및 구조개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끝없는 가격 급락
김천시와 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하우스 샤인머스캣(2㎏ 상자 기준) 평균 출하 가격은 매년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3만2천142원에 달했던 가격은 2023년 3만24원, 2024년 2만677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1만8천672원에 이어 올해 7월 말 기준 1만3천307원까지 급락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가격이 반토막 이상 나며 전년 대비로도 28.7%나 폭락한 셈이다.
난방비, 자재비, 인건비 등 생산 원가는 크게 오른 반면 출하 가격은 하한가 갱신만 거듭하자, 하우스 포도 재배 농가들은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기이한 구조가 됐다"고 토로한다. 김천에서 15년간 포도 농사를 지어온 이 모씨는 "예전 같으면 하우스 물량으로 한해 농사의 기틀을 잡았는데, 지금은 하우스 포도조차 원가 회수가 어렵다. 하우스 가격이 이 지경인데 시설 투자를 하지 않은 노지 포도가 본격 출하되는 9월이 오면 그 여파를 어떻게 감당할지 벌써 큰 걱정"이라며 어두운 심경을 내비쳤다.
◆9월 노지 포도 대란 예고
전문가들과 농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오는 9월부터 본격화될 노지(비가림) 포도의 출하 시기다. 경북은 전국 포도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지다. 이 중 김천시는 시설하우스 698ha(1만3천960t) 외에도 노지 비가림 재배 면적이 1천124ha(2만8천100t)에 달한다.
9월이 되면 김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노지 샤인머스캣 물량이 일시에 도매시장에 집중된다. 시장에 공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 흐름은 지속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추가 폭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 농가의 무분별한 조기 출하 행태가 소비자 외면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예전 추석 대목이나 초기 고가격대를 노리고 당도가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미숙과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샤인머스캣은 맛이 없다"는 소비자의 불신이 쌓였고, 이것이 전체적인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근본적 구조개혁 목소리 높아
상황이 악화하자 김천시는 다각적인 수급 조절 및 품질 관리 대책에 착수했다. 시는 한국도로공사 등 지역 유관 기관과 협력해 컵 과일 형태의 샤인머스캣 소비 촉진 운동을 펼치는 한편, 공판장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당도 미달 제품의 출하를 막는 '당도 표시제' 및 '김천시장 품질 인증제' 등 현장 점검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가격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김천시는 샤인머스캣 수출 1천707만 달러(1천323t)를 달성하며 수출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시는 장기 보관이 가능한 샤인머스캣의 특성을 활용해 12월 이후까지 공급 기간을 늘리고, 동남아와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판로를 넓힐 방침이다.
그럼에도 농가 현장에서는 단기성 대책만으로는 9월로 다가온 노지 포도 가격 폭락의 거센 파도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병엽 김천시 농업기술센터 포도육성팀장은 "샤인머스캣 단일 품종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품종 다양화와 고품질화로 나아가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가격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다만 농가들이 기존 샤인머스캣 시설에 투자한 비용 부담이 커 선뜻 품종 전환을 결정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긴급 대책 및 품종 전환 지원 시급
지역 농업계는 9월 노지 포도 출하 대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즉각적인 수급 안정 대책을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우선 당도 미달 과실의 유통을 엄격히 차단하는 국가 차원의 품질 기준 마련과 함께 과잉 공급 물량에 대한 가공용 매입 확대, 긴급 판촉 지원 등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샤인머스캣에 집중된 재배 구조를 신품종(레드클라렛, 골드스위트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기존 투자금 상환 유예 및 품종 전환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천의 한 농협 관계자는 "9월 노지 포도 출하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며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면 지역 농가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산지 폐기 방지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천내일신문 기자 / che7844@daum.net입력 : 2026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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